딸아이가 데이식스의 팬이 되었습니다. 초등학생에게 주는 아이돌의 영향은 대단하더군요. 갑자기 드럼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시작하더니 재미가 있는지 요즘엔 집에서도 뭐든 두드리며 연습을 빙자한 시위를 하던 끝에 이번 생일 선물로 전자드럼을 요구하셨습니다.
전자드럼은 완전히 모르는 영역이라 꽤나 오랜 시간을 찾아보고 고민 끝에 구입을 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생각보다 잘 정리되어 있는 정보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저와 비슷하게 전자드럼을 구입하셔야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일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은 가격대

취미의 영역으로 가면 모든 것이 그렇지만 전자드럼도 높게 보자면 한없이 높은 가격의 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낮은 영역으로 가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드럼의 형태가 아닌 전자드럼패드 형태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제가 장시간 고민을 해서 잡은 기준은 아래 정도입니다.
- 드럼패드가 아닌 전자드럼형태로 간다 : 그래도 악기를 연주하는 느낌은 주고 싶었습니다.
- 가격은 100만원 이하로 : 사실 처음엔 50만원에서 시작했습니다. 뭐 다그런거죠. 그런데 50만원 기준으로는 제품 선택이 정말 애매해지더군요. 가격대를 올려서 어느 정도는 괜찮은 제품을 구입해서 잘 사용하고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중고거래도 쉬워지니까요.
- 중고에서 신품으로 : 사실 괜찮은 브랜드의 중고제품을 처음엔 1순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가지 문제가 있더군요. 일단 매물이 너무 적어 선택지가 좁고, 중고로 판매할 만한 전자드럼은 연식이 꽤나 오래된 경우가 많아 선물용으로 애매하고, 편의기능에서 빠지는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신품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냐 기능이냐
전자드럼을 조금 살펴보면 브랜드의 인지도는 생각보다 쉽게 정리가 됩니다.
롤랜드, 야마하 미만 잡. 진짜 딱 이 느낌입니다.

아주 큰 격차로 롤랜드가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고 야마하도 나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정말 기타등등에 모두 포함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롤랜드, 야마하가 독보적인 이유는 악기에서 가장 중요한 소리라는 부분에서 워낙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동일한 스펙과 기능을 가진 제품군에서 두 브랜드의 가격대가 무척이나 높고, 상대적으로 적용되어 있는 편의기능등에서는 약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100만원 이하와 같은 식으로 한정된 영역에서 제품을 선택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인지도와 편의기능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전 고민 끝에 두 브랜드가 아닌 다른 쪽 즉 편의기능과 스펙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 100만원 이하에서 소리를 중시하는 악기로써의 전자드럼은 크게 의미가 없다.
- 일반적인 거주환경인 아파트에서의 사용을 고려하면, 소음에 대한 부분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데 방음의 경우 여러가지 스펙적인 면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된다.
- 초심자 더욱이 초등학생이 사용자임을 고려하면, 블루투스 연결을 포함한 여러가지 편의기능의 중요성은 생각보다 크다.
이렇게 해서 대략적인 방향을 잡고나니 이제 사용시의 소음 관련된 부분의 고민이 남더군요.
전자드럼 사용시 소음은 중요하다
아파트에서의 전자드럼 사용에 대해 조금만 검색해보면 무서운 사용기를 꽤나 많이 볼 수 있습니다.
- 제대로된 형태의 전자드럼은 아파트라는 거주환경에서 절대 사용불가하다
- 소음을 잡다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
- 제대로된 방음, 방진매트는 필수이고 킥드럼은 절대 사용불가다
위와 같은 정보들로 인해 구매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고, 실제로 와이프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구매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타격식 킥드럼 형태의 제품을 구매했지만 현재 고가의 별도 방음패드 없이 주간에는 크게 문제없이 매일 사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소음부분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전자드럼의 구성에 대해 조금은 알 필요가 있습니다..
① 드럼 : 가장 중요하고 빈번한 타격이 이루어 지는 부분으로 저가형은 고무패드, 고가형은 망사(메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음, 타격면에서 메쉬가 장점을 가집니다
② 킥드럼 : 실제 타격을 하는 타입이 대부분이고 일부 저가형이나 특수형의 경우 비터리스(물리적으로 타격하는 부분이 제거된 페달형태) 타입도 있습니다.
③ 심벌 : 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른 부분과 다르게 소음면에서 재질등의 특이점은 없습니다

보통 소음 부분을 이야기할 때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킥드럼입니다. 실제로 딸아이의 드럼 선생님에게 추천받을 때도 킥드럼 형태만 피하면 된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비터리스 타입의 경우 정말 저가형으로 제품군이 내려가게 되고 악기 사용감 등의 면에서 단점이 많습니다.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부분인데 전 일반적인 킥드럼 형태의 제품으로 선택했습니다.
선택한 모델과 그 결과는?

위의 사진이 구매 후 사용 중인 모델인데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모델명 : 알레시스 전자드럼 니트로 맥스
- 올 메쉬 드럼패드 적용 : 저가형이나 비슷한 가격대의 롤랜드 제품의 경우 메인 드럼만 메쉬이고 나머진 고무패드가 적용된 모델도 많습니다.
- 메쉬타입 킥페달? 적용 : 실제로 보면 일반적인 고무타입 킥페달로 보입니다. 일단 제품 설명에는 저렇게 되어 있고 실제 사용시에도 하부에 작은 방음매트 조각만 두고 사용 중인데 특별한 소음 스트레스는 없이 사용 중입니다.
- 블루투스 연결, 조작 모듈에 태블릿 거치 가능
위 모델로 구입을 한 이유는
- 메이저 2개사의 제품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나름 판매량이 높은 제품
- 최근 출시 제품으로 편의사양이 대부분 탑재되어 있고, 60만원 중반대의 제품 중에서는 가성비가 제일 괜찮은 축에 속함
특히 올메쉬 드럼패드, 소음부분에서 조금 낫다는 킥페달, 모듈에서 간단히 블루투스 연결이 되는 부분, 태블릿 거치가 간단한 부분에서 가장 큰 점수를 주었습니다.
소음 부분은 드럼패드나 킥페달은 생각보다 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플라스틱으로 된 심벌 부분이 제일 거슬리는 정도인데 주간 사용시에는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핵심정리
한 달 정도 사용해 보니 악기 사용측면이나 소음 스트레스 측면에서 모두 합격점을 줄 만한 것 같습니다. 걱정하던 와이프도 특별한 문제제기 하지 않는 걸 보니 다행이네요.
전자드럼 선택의 기본적인 내용만 이야기했는데 글이 꽤나 길어졌습니다. 구입한 전자드럼에 대한 이야기는 이어지는 포스팅에서 별도로 다루어 보겠습니다. 전자드럼 구입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오히려 생각못한 심벌의 타격음이 크게 다가온다. 민감한 이웃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고 해도 야간 사용은 힘들다. (아파트라면)
- 집에서 드럼연습을 하고 싶다면 먼저 가격대를 정하자. 10~수백만원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다.
- 전자드럼 형태를 생각한다면 소리(브랜드)냐 스펙과 편의사양이냐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 메쉬타입 드럼 형태는 추천한다.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타격감, 소음면에서.
- 최근에 나온 킥드럼은 아파트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정도의 소음, 진동을 유발하지는 않는다.